사건 내용
서울시 서초구, 그 중심에 위치한 서이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담임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일과 그 다음날까지도 기사 한 줄 나지 않고 교사 커뮤니티를 통해서만 분통을 터뜨리던 이야기가 교사들 사이, 교사 지인들 사이 공론화 요구 움직임으로 퍼져나갔다. 지금은 국민들 모두가 알게 되어 학부모 갑질 때문에 젊은 선생님이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며 공분을 사고 있다.
아직까지 유서 공개, 사실관계파악 등 정확한 진상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어이가 없는 점은, 해당 학교에서는 해당 학부모로 추정되는 정치인에 대한 sns 내용과 민원에 대한 내용은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까지 무리한 억측은 하지말아달라고 하고 있으면서 가정통신문을 통해 대중들은 모르고 교직 내에서만 알 수 있는 부조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학교와 관리자 책임 면피 의도의 해명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뒤에서 관련 내용을 자세히 다뤄보겠다.
또한 기사에서는 고인의 일기장이 발견되자 사실 확인되지 않은 연인관계에 대한 스트레스 등의 내용을 여과없이 기사로 내고 자살의 원인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뒷배에 누가 있길래 이렇게 언론 물타기, 여론 선동을 잘하는가? 당연한 수순으로 떠오르는 의문이다.
지금 서이초는..
서이초는 오늘 정상등교 후 하루 앞당겨 방학식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추모 일정>
7/20 서울서이초 앞 15:00~19:00 교사들의 자발적 추모 행사
7/20 서울시교육청 앞 16:00~ 유족이 참석하신 가운데 서울교사노조, 초등교사노조, 교사노조연맹이 애도의 마음을 담아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개최 예정
이번 사건의 의문점
부정확한 사실들, 진상조사가 필요한 의문점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이 교사는 학교 폭력 담당자인가 학부모의 학폭관련 민원을 받은것인가
-해당 교사는 학교폭력 담당이 아니고 나이스 업무 담당이다. 이번에 지능형 4세대 나이스가 도입돼서 헬인 업무라고 하는데 이를 자발적으로 원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학폭담당자가 아니어도 학급 내 학폭관련 사안이 터졌을 때 양쪽 학부모에 대한 민원 전화는 담임교사가 직격탄으로 받는다. 담당자가 아니어도 학생들끼리 문제가 있으면 교사는 민원받이가 된다는 말. 여기에 갑질학부모라면?
2. 1학년 학생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 힘들었다는데, 그 학부모는 가해자 측인가 피해자 측인가
- 가해자 여자아이 측 학부모이다. 학교폭력 신고까지 가진 않았지만 학급 내 관련 사안이 있었다. 한 1학년 여자아이가 같은 반 학생 얼굴을 연필심으로 그은 일이다. 지금까지 나온 얘기로는 이와 관련한 학부모인지, 다른 일이 더 있었던 건지, 총 4명의 학부모가 악성민원인이었다고 한다.
- 학교폭력으로 신고를 하면 학폭담당자-학교관리자-교육청으로 사안이 인계되는 구조인데, 이 선생님의 경우는 신고까지 없었기에 오히려 학급 내에서 해결을 하기 위해 양쪽 학부모와 그 사이에 낀 담임 교사가 더욱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예상해본다. (제가 학폭 신고까진 안할게요. 대신 선생님이 이렇게~저렇게~ 케어해주세요. 요구가 많아짐)
3. 사망 직전 교육청에서 누굴 만나 무슨 얘길 들었나
- 서이초 가정통신문 내용에 따르면 교육청 불려간 사실은 없다한다. 다만, 학부모의 갖은 민원 때문에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 내용에 대한 해명은 1도 없는 것으로 보아 잠정적 사실로 보인다.
- 돌아가신 고인을 처음 발견한 실무사의 말로는 발견될 당시 유서와 함께 발견되었으며 유서를 경찰에 인계했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유서에 대한 진실이 밝혀진 바가 없다.
4. 문제가 많은 반이어서 담임 교체가 여러번 이루어졌었나
-담임 교체 사실이 없다. 3월부터 쭉 맡아온 반이다.
5. 서이초 가정통신문에는 이 교사가 원해서 1학년을 맡았다고하는데 사실인가
-동료 교사들이 가장 분노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보통 학년과 업무 지망은 6지망까지 쓰는데 초등학교는 1~6학년 총 6개 학년으로 구성되기에 어떤 학년이든 한 번은 지망에 쓰게 된다. 후순위에 쓴 학년도 본인이 원해서 맡았다고 할 수 있는가. 아니다.
또, 신규가 "저 1학년 못 하겠어요"하며 책상 뒤엎고 난리칠 수 있을까? 2년차 교사인데 그냥 짬처리를 당했다라고 보이는 부분이다. 다시 말하지만 '본인이 자발적으로 원해서' 나이스 업무와 1학년을 맡는 교사는 이 세상에 없다고 현장에서는 입을 모아 말한다.
- 더 중요한 것은, 1학년을 그래서 원치 않았는데 맡았느냐? 이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질문'이라는 것. 그 학년을 원하든 원치 않았든 이런 일이 1학년이어서가 아니라, 악성민원인과 피해의식 있는 아동이 있는 한, 이런 사건은 어떤 학년에서 어떤 반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이다. 어떤 학교는 1학년이 괜찮은데 3학년이 말썽이기도, 어떤 학교는 6학년이 힘들고 1학년이 유순하기도 할 것이다.(물론 학부모 포함) 랜덤 폭탄룰렛 돌리기랄까.
그럼 이 문제는 어떻게 고치나.
-★학교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1. 학부모 민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인권을 보장 받고,
2. 문제 학생으로부터 수업권과 같은 교권을 보호받아야 한다.
3. 학부모 민원사항에 대해 학교와 관리자의 꼬리자르기식, 담임에게 책임전가식 대처에 두번 상처받는 교사가 없어야 할 것이다.
6. 연애관계 스트레스 문제다?
-고인의 유서가 나오지 않고 있으면서 일기 내용에 언급된 연애관계로 기사가 나오고 있다. 연인과의 이별은 작년 6월에 있던 일이라고 한다. 누구나 만나고 헤어지면 주변에 힘들다 얘기할 수 있는 건데, 문제의 원인을 개인사로 돌리는 것은 비겁하다고 본다. 상식적으로 누가 남자친구 문제로 학교에서 자살을 하나.
우리가 이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점
문제의 본질을 바로 알아야 올바른 해결방법을 강구해나갈 수 있다. 아직까지 이와 비슷한 이기적인 갖가지 민원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교사들이 많으며 1년 담임에 대한 책임감으로 병가도 쉽사리 쓰지 못하고 우울감을 안은 채 학교로 무거운 발걸음을 하는 교사들이 많다. 이미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 몇몇 선생님들이 표면으로 드러났을 뿐이다.
교사는 교육 공무원이고 파업, 시위조차 자유롭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속으로 삭혔을 뿐이다. 언론의 '저경력 교사' '신규 교사' '학폭업무과중' 등의 단어는 본질을 흐린다.
학부모의 지속적인 민원으로 고통받던....교사분들.. '나만 없어지면 모든 게 편해질까?' 이런 생각을 하며 죽지 못해 살아가는 선생님들, 그렇게 생각마십시오. 힘내십시오.
1. 교실에서 생을 끝맺은 이유
얼마전 다른 지역의 교사 자살 사건이 있었다. 그때는 자택에서 돌아가셨기에 진상 규명 없이 개인적인 자살로 취급 당했다. 아마 이분은 이런 이유로 학교가 아니면 이 사건이 묻힐 거라고 생각했을 것. 원통한 마음을 담아 온몸을 던져 국민들에게 도와달라는 사인을 보낸 것이 아닐까. 개인사유 때문에 직장에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있을까.
2. 저경력 교사, 과도한 업무로 논점 흐리기
논점을 흐리는 물타기이다. 본질은 개인교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교실붕괴를 야기하는 과도한 민원과 책임으로부터 그 개인이 보호받을 어떤 장치도 없는 교육계 상황이다. 교편을 잡은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 사건은 개별적, 독립적 사건이 아니라 교사와 교육환경을 둘러싼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정치적으로 문제를 확장해 담론이 형성되길 바란다. 이번 일든 저경력이든 고경력이든, 과도한 업무든 경한 업무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3. 오은영 박사와 심리학을 오용하여 금쪽이를 수용하려다 생긴 문제다?
이른바 ''금쪽이'의 마음을 들여다봐주세요.'식의 해결책과 '어른이 문제에요.'식의 논리가 교실에도 고스란히 적용되었다. 학부모는 '우리 금쪽이의 행동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으니, 선생님이 마음으로 보살펴주세요.'라고 당당히 요구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학교폭력위원회가 생기면서 작은 다툼에도 학폭신고를 남발하게 되었으며, 신고 직전까지는 내 아이의 잘못을 반성시키고 교육하기에 앞서, 학폭신고에서 가해자의 스탠스에 놓이지 않기 위해 하나라도 꼬투리를 잡고 그게 교사든, 상대 학생이든 물어뜯기 시작했다.
정상적인 아이들 싸움에 100:0는 거의 없다. 우리아이의 '과실'을 0으로 만들기 위해 중간에 놓인 교사는 '선생님! 이런 행동은 보셨나요, 이런 말을 했다는데요. 선생님이 못 보신 거잖아요. 선생님이 교육을 잘못하신 거잖아요.' 등 cctv나노급으로 아이의 행동을 관찰해야만 알까말까한 사항들로 걸레짝처럼 쥐어짜지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결국 교사와 공교육이 무너져버렸다.
학교는 출입구를 제외하면 온통 cctv 사각지대다. 이럴거면 교실, 복도 곳곳에 cctv를 설치해서 불필요한 언쟁을 줄여달라.
4. 학부모 갑질
한두명의 불편함에서 촉발된 과도한 민원이 여과없이 일선교사에게 바로 꽂히고 그 학부모의 비위를 맞추느라 교사는 정상적 업무를 못한다. 적절한 지도를 할 수 없고 아동학대 신고는 무고죄도 없기에 쩔쩔매게 되어 수업권을 박탈당한다.
교권보호위원회를 열면 제대로 된 조치가 나오지도 않을 뿐더러 이에 기분나빠하는 학부모에게 아동학대로 역으로 신고당하는 걸 걱정해야하는 파리목숨이다. 갑질로부터 이들을 보호해달라.
5. 책임은 방과후, 학교 밖까지 무한히 지게 함. 민원에는 관리자 질책과 교육청 연락 오롯이 받아야하는 현재의 구조가 문제
방과후, 학교 밖일은 학부모들끼리 알아서 해결하셔라. 지도하던 시간에 있던 일도 아닌 것을 왜 끌고 들어오는가. 관리자는 교사를 보호할 것이 아니면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관리자들도 한때 일반 교사가 아니었는지.. 학부모 눈치, 교육청 눈치만 보지 말고 교사 눈치도 좀 봐라. 선택적 배려만큼 비굴한 것도 없다.
글을 마치며
"다른 무엇보다 장소가 가장 마음 아픕니다. 그곳이 아니면 개인적인 사유로 취급되거나 묻힐 거라 여긴 겁니다."
"교권이라는 말은 교실에서 학생의 권리와 교사의 권리가 상생할 수 없다는 논리를 전제합니다. 일부 학생과 부모가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방종하고도 아무런 견제를 받을 수 없는 구조..."
"과거 교육현장의 부조리를 애써 돌려놓을 때, 엄정한 원칙과 절차를 통해 규제할 수 있는 도구 또한 고민했어야 합니다"
-허지웅쇼 멘트 中-
얼마전에도 아는 지인(교사)이 힘들게 하는 진상 학부모 때문에 병가를 쓰셨다가 맡은 업무에 대한 책임감으로 어쩔 수 없이 돌아오셨는데, '선생님 없는 동안 우리애가 학교생활 편했어요'라고 비꼬는 듯한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그 선생님은 아마 돌아오실 때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인데, 1년 동안 이런 학부모를 끝까지 아무런 보호 조치 없이 마주해야했다니 참 안타까웠다. 말씀하시면서도 그때가 떠오르시는지 눈가가 파르르 떨리던 모습이 생생하다.
이번 사건은 갖은 민원에 무방비로 당해야하는 교사와 문제가 생길 시 꼬리자르기식 면피 방법부터 생각하고 담임 교사에게 문제의 책임을 전가하는 관리자,교육청,학교 시스템 문제이다.
정상 범주의 학부모, 학생들에게 정상적인 공교육을 할 수 있게 보장해준다면, 모든 교사가 어떤 학년, 어떤 반이어도 기꺼이 맡을 것이다. ★문제아동격리 제도화와 법제화, 학부모갑질과 과도한 민원으로부터의 보호조치★ 등이 꼭 꼭 마련되어야 합니다. 공교육을 바로 세웁시다.
이런 참담한 일이 있을 때 영향을 받아 비슷한 사건이 더 일어나기도 합니다. 혹시나 관련 글을 계속 찾아보며 우울함에 빠지시는 비슷한 사건을 겪으신 교사분들은 더이상 이 사건에 대해 찾아보지 마시고, 가까운 병원에 가셔서 도와달라고 하세요. 스스로를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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